7년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에서 누락된 곳 어디?

이달 초였죠.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발표에 누락이 있었다는 이실직고에 사회가 잠시 술렁였습니다. 무려 7년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에서 민간 석탄발전소 배출량이 빠졌었다는 사실이었죠. 이는 국가 기후정책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국가 목표(NDC) 달성 여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온실가스 통계의 문제점

 

1. 민간 석탄발전소 배출량 누락
2017년 가동을 시작한 민간 석탄발전소의 배출량이 7년간 온실가스 통계에서 누락된 사실이 최근 확인됐습니다. 이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약 8,400만 톤의 배출량이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제공하는 에너지 통계에서 민간 발전소의 석탄 소비량이 빠져 있었던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는데요, 이는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출처 한국일보

2. 통계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은 여러 부처 및 기관의 데이터를 종합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데이터 누락과 지연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초 통계 확정과 산정에는 약 2년의 시차가 있는데 이는 정책 대응 속도를 늦추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이 외에도 산업 및 전환 부문 외에도 농업, 폐기물 등 다른 부문의 통계 정합성에도 문제가 제기되면서 IPCC 지침에 따른 국제적 검증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3. 국제적 신뢰도 저하 및 다른 나라들과의 차이점
민간 발전소 배출량 누락으로 인해 유엔에 제출해야 할 격년투명성보고서(BTR) 기한을 넘겼고,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위기 대응 의지에 의문을 받게 된 상황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온실가스 통계의 누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의 상향식과 하향식 접근법을 병행해 데이터 불일치를 줄이고 국제 표준과 가이드라인 활용, 자체 데이터 격차 보완 방식 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영국과 호주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활용한다고 하네요. 

 

2030년 감축 목표와 현재 속도

1. 2030년 감축 목표(NDC)
한국은 2018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72억 7600만 톤)을 40% 줄여 2030년까지 43억 6600만 톤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전환(석탄발전 축소 및 재생에너지 확대), 산업, 건물, 수송 등 각 부문별로 세부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전환 부문에서는 석탄발전 비중을 현재 약 40%에서 22%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6%에서 30%로 늘리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2. 현재 감축 속도
최근 발표된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억2420만 톤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이는 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둔화로 인한 일시적 효과로 분석됩니다. 연평균 감축률은 약 4.17%로 설정됐지만, 실제 감축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 부문은 여전히 낮은 감축률(11~14%)을 보이고 있어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3. 추진 과제와 도전
한국은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OECD 평균 대비 매우 낮아 에너지 전환 속도가 더딘 편입니다. 또한 산업 구조가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중심이라 기술적·경제적 도전이 큽니다. 정부는 국외 감축 수단(CCUS 및 국제 협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지만, 이는 국내 감축 노력 부족을 보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구 달성군 국립대구과학관에서 한 시민이 라니냐 현상으로 해수면 이상 온도가 나타나고 있는 SOS 시스템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단순 행정 실수 너머의 구조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통계 문제는 단순히 행정상의 실수나 누락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를 드러냅니다. 민간 발전소 배출량 누락 사례는 데이터 관리 체계 강화와 관련 법·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2030년까지 NDC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시급합니다. 에너지 통계를 포함한 기초 데이터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혁하고, 데이터 검증 과정을 강화해야 합니다. 재생에너지 투자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에너지 믹스를 조정하는 동시에 탄소 집약적인 산업 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정책 지원도 시급합니다. 여기에 건물 및 수송 부문의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국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야 합니다.